필기 합격을 하고 호기롭게 동차 합격을 기대하며 준비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엄두가 나지 않았다.
2급 때도 실기 준비가 너무너무 힘들었으니 1급은 더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보니 응시 자격 증빙 서류를 제출하고 시험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와서야 겨우 해보자고 달려들었다.
하지만 정말 집중하기 쉽지 않았다.
늘 그랬듯이 퇴근하고 책상 앞에 앉아서 교재를 보는데 모든 문자들이 머리 속에 채 스치지도 않고 다 튕겨져 가는 기분이었다.
그래도 나름 한 달 전부터 시작하는 거고 2급 취득할 때 외웠던 것도 있으니 한 달 집중해서 외우면 되겠다 싶었다.
거기다 보고서와 기획안은 회사에서 밥 먹고 했던 일이니까 일주일만 집.중.하면 되지 않을까 나름 계획적으로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이론을 외우는 것 조차도 안 돼서 시험 일주일 전 그냥 멍텅구리처럼 책상 앞에 있는 나를 보게 되었다.
그렇게 갑갑한 마음으로 보고서와 기획안 준비에 들어갔는데
아뿔사!
이건 그냥 일주일 대충 둘러보고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결국 일주일을 그렇게 붙들고만 있다가 시험 전날이 돼서야 그냥 시험을 포기하기로 한다.
사실 그렇게 아쉬울 것도 없다. 그만큼 열심히 했나하면 그런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부가 안 된다고 시간 떼우기가 더 길었던 것 같다. 거기다 제대로 계획도 안 세우고 모든 게 엉망진창이었으니까 말이다.
응시료가 무지 아까웠지만 이번 실패 경험으로 인해 과연 2차 시험에 합격할 수 있을까 걱정스러운 마음이 더 앞섰다.
필기 합격하고 2년 안에 실기 합격을 해야 하는데 자꾸 자신감이 떨어졌다.
그렇게 동차 합격은 시도만 해보고 도전조차 못하고 포기로 끝나고 만다.
실기 1차 시도는 그렇게 끝나고 2차 시도는 계속 고민이 됐다. 또 포기할 것 같은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해도 안 되던데 하는 이미 실패의 마음이 가득했다.
근데 한 해가 넘어가고 2023년 초 직상 1급이 있으면 좋을 뻔(?)한 적이 있었다.
그 때 후회 속에 마음에 계속 남았다가 다시 8월쯤... 기사 4회차 시험 시기가 오자 그냥 시험이나 볼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실기 신청 기간이 다가오니 필기 준비한 게 또 그렇게 아까워지더라.
생각해 보면 2급 때도 실기에서 떨어진 경험이 있었고 그게 1급 실기 준비에 큰 걸림돌이지 않았나 싶다.
성공의 경험은 이번에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오지만 실패의 경험은 이번에도 안 될 거라는 패배감을 먼저 가져오는 것 같았다.
그렇게 생각이 들기 시작하니까 묘한 오기도 생기기 시작하고 당신 그 때가 마지막 실기 시험인 줄 알고 그대로 흘려 보내고 싶지 않았다.
결국 다시 도전하기로 결심하고 실기 시험을 몇 번이나 볼 수 있는지 확실하게 하고 싶어서 확인을 하기로 한다. 시험 날짜를 기준으로 하는 건지 (그러면 두 번) 접수 기간을 기준으로 하는 건지 (그러면 세 번)
큐넷에 전화를 드렸고 필기 시험 유효 기간 안에 실기 시험 응시 기간이 포함되면 시험을 볼 수 있다고 하셨다.
그렇게 계산하니 세 번까지 실기 기간이 되니까 이번에 떨어지더라도 한 번 더 기회가 있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내 실기 기한은 2024년 3회차 시험까지였다.)
그렇게 나는 두 번째 도전을 시작했다.
교재 : 직업상담사 1급 2차 실기 완벽 대비(성안당, 2022)
[직업상담사 1급 2차 실기 완벽 대비(성안당, 2022)][직업상담사 1급 2차 실기 완벽 대비(성안당, 2022)]시험안내[직업상담사 1급 2차 실기 완벽 대비(성안당, 2022)] 목차[직업상담사 1급 2차 실기 완벽 대비(성안당, 2022)] 이론 설명이 있고 기출 복원 문제가 나온다.[직업상담사 1급 2차 실기 완벽 대비(성안당, 2022)] 보고서와 기획안 작성 방법도 포함되어 있다.
교재는 전년도에 사용한 것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한다.
사실 실기 교재는 필기와 함께 구매를 했었다. 성안당 출판사를 고집했다기 보다는 필기와 실기를 그냥 같은 출판사 걸로 공부하는 게 아무래도 구성이 비슷하니까 공부하는 게 좀더 수월(?)할까 싶었다.
또 하나의 이유는 특별히 다른 출판사 교재가 없었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그 때는 직업상담사 1급 교재가 거의 없어서 그냥 나온 교재 중에 가장 최신 버전으로 선택한 것이다.
어차피 모든 교재가 강사님들이 잘 정리해서 나온 것일테니 선택한 교재를 최대한 열심히 보면 되겠지 싶었다.
이론 준비
이론은 교재에 나온 것을 꼼꼼하게 읽고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암기를 시작했다. 그런데 첫 번째 때도 그랬지만 두 번째 때도 너무 안 외워지는 것이었다.
왜 이렇게 안 외워지는 거지!!
정말 너무 화가 났는데 가만보니 내가 너무 한심하게 공부를 하고 있었다.
너무 잘 하고 싶다보니 교재 나온 내용을 토시 하나 안 틀리고 적으려고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근데 이게 불가능한게 어떻게 똑같이 외워서 쓴다고 해도 물리적으로 시간 안에 모든 문제를
교재에 나온 대로 적을 수가 없었다.
또 교재에 구술되어 있는 부분이 그냥 번역기를 돌렸나 싶은 정도로 어색한 문장들이 많았다. 그러다보니 외우는 것이 더 힘들었던 것이다.
이것도 의식 못하고 첫 번째 도전 때는 안 외워진다고 아등바등 시간 떼우기만 하다가 결국 포기하게 된 것 같다.
하지만 문제는 '기술하라'라고 나온다. 다시 말해서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을 잘 풀어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었다.
그래서 포인트 단어를 체크하고 어떻게 풀어내는지를 확인하고 나만의 언어로 내용을 적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적당히 답안지를 편집했다. 어차피 합격선만 나오면 되는 거고 시간 안에 적으려면 양이 적당해야 했다. 그래서 내가 이해하는 선에서만 답안을 쓰려고 노력했다.
10월 중순부터는 보고서와 기획안도 준비하기 시작했다.
첫 도전 때는 이론만 붙들고 보고서나 기획안은 존재 정도만 알고 시험 일주일 전에 한 번 본 게 다여서 보고서와 기획안에 대해 자세히 보게 된 건 두 번째 도전 때였다.
이번 실기 시험 준비는 시험을 세 과목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다 외워버리기로 했다.
주중에는 이론 암기 중심으로 준비하고 주말에는 보고서와 기획안을 정리하고 암기해서 작성하는 연습을 했다.
근데 교재에 나온 보고서 내용이나 기획안은 너무 오래 되어 보여서 그대로 사용하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전체적인 구성과 틀은 가져오지만 세부사항은 전면 다 수정하기로 한다.
보고서 작성
보고서는 계산을 하고 그것을 토대로 분석하여 작성하는 방식이었다. 그래서 일단 계산 방법을 익히고 교재 내용을 여러 번 반복해서 써보고 그것을 안 보고 내 방식대로 쓰는 연습을 했다. 여기서도 중요한 것은 교재를 참고만 하고 내 언어로 적는 연습이었다.
기획안 작성
기획안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여러 가지 기획안을 보고 참고를 해서 내 스타일대로 다시 정리를 하고 그것을 그대로 외워 작성하도록 했다.
특히 행사 대상(청년, 경력단절여성, 중장년 등)에 따라 다른 버전을 준비해야 했는데 기획안을 작성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결국 기획안도 거기서 거기다.
하나의 행사 기획안을 준비하고 대상에 따라 변경해야 되는 것만 체크하여 전체를 다 외워버렸다.
당일 시험 문제에 제시되는 대상에 따라 달라져야 하는 부분만 대상에 맞게 적으면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것을 시간안에 문서로 작성하는 연습을 많이 했다.
인강 : 나눔복지교육원
※ 유튜브에서 보기 누르면 연결됩니다. 😀
1급은 실기는 정말 준비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
인강이라도 보면서 도움을 받고 싶었는데 마땅한 곳이 없었다. 물론 실시간 ZOOM 강의가 올라온 것도 봤지만 그냥 혼자 조용히 공부하는 걸 선호하기에 참여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도 유튜브를 뒤적이니까 몇몇 영상들이 나왔는데 그나마 나에게 맞다고 생각했던 영상은 나눔복지교육원에서 올려주신 영상들이었다.
강사님이 이론을 녹음해서 계속 듣고 다니라고 하셨는데 나는 녹음도 일이 되는 것 같아서 몇 번 하다가 포기했고 나중에 내가 아는 분이 1급 준비할 때는 실제로 녹음을 해서 가지고 다니셨다고 얘기를 들었다.
강의는 이론에 대한 설명 정도로만 되어 있어서 직업상담사 2급 강의와 큰 차별을 느끼지 못해서 만족감이 큰 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렇게라도 자료가 있다는 게 감사했다.
그래도 도움이 되시는 분들도 있을 거라 생각해서 준비하시는 분들 중에 영상을 보고 참고하셔도 좋을 것 같다.
마무리
2차 실기에 도전하기로 다시 마음 먹고 준비하기 시작한 게 9월말? 10월초? 그 쯤이었다.
초심으로 돌아가 이번에는 진짜 제대로 공부하고자 했다.
일단 교재를 다시 찬찬히 훑었다. 우선 암기할 것들을 정리하고 출퇴근 시간, 주말을 갈아넣었다.
기회가 남아 있더라도 기왕이면 최선을 다해보고 싶었다.
10월에 가족여행이 계획 돼 있어서 중간에 위기도 있었다.
여행 갈 때 공부할 거를 아이패드에 넣어갔었는데 그냥 가지고 다닌 것으로 위안을 삼은 것 같다.
여행 다녀오니 발등에 불 떨어진 상황이었다.
그리고 10월말부터 11월초까지 회사가 너무 바쁜 때라서 집에 오면 잠만 쏟아져서 제대로 공부를 할 수가 없었다.
결국 시험 전 2주 동안은 퇴근하고 오면 일단 자고 12시나 1시에 일어나서 공부하다가 첫차 타고 회사 가서 다른 사람들 출근 전까지 공부를 했다.
잠을 깨는 방법은 자고 일어나는 것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말이 쉽지 정말 너무 힘들어서 이러다 죽겠다 싶었다.
점심은 공부하며 먹을 수 있는 빵이나 고구마 등으로 떼우고 30분 먹으며 공부하고 30분은 부족한 잠을 채웠다.
결국 시험 당일 날에 너무너무 졸려서 도저히 집중이 안 되는 상태가 돼 버렸다. 급해서 이렇게 하긴 했는데 두 번 다시 이 방법으로 공부하고 싶지는 않다.
기획안은 나중에 시험 보고 나와서 빼먹은 것들이 하나 둘 생각이 나서 감점이 많이 됐을 거라고 생각했다. (실제로도 감점이 많이 됨)
그래서 더 합격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다. 그러다보니 내년에는 꼭 합격해야지 했는데 다행히 올해로 마무리 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
개인적으로 자격증을 쉽게 따려면 역시 수업을 듣는게 좋다고 본다.
나는 혼자 공부하는 게 좋아서 꾸역꾸역 혼자 했지만 직업상담사 1급은 대부분 근무하시면서 준비하실텐데 그냥 조금이라도 편하게 도움 받아서 준비하시라고 하고 싶다.